이 글은 평화나무농장 원혜덕님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왔습니다.
책 제목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제 남편이 쓴 책입니다. 그동안 남편이 농사 지은 것들을 올렸는데 오늘은 책을 올립니다. 남편이 농산물 말고 책을 만드는 일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평생을 농부로 살아온 사람이 책을 낸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 나와야 할 책인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생명역동농업과 그 실천에 대해 책을 쓸 사람은 아직까지는 김준권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유기농업을 시작할 때 27살의 청년이었던 남편이 햇수로 5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농사일에서 손과 마음을 놓지 않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귀를 기울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책 처음에 나오는 ‘들어가는 글’, 한 번밖에 없는 삶, 자신의 삶을 바칠 만한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를 빼면 책 전부가 생명역동농업 증폭제에 대한 것입니다.
그래도 남편의 50년간 농사를 짓는 마음이 한 눈에 보이는 '들어가는 말'도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생명역동농업(Bio Dynamic Agriculture). 생명역동농업에 대한 이야기는 곧 증폭제(preparation)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증폭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실행하는 모습이 농장에서의 사진과 함께 나와 있습니다. 우리 농장에서의 1년 농사의 모습이 사진으로 그대로 담겨있어서 책을 펼쳐 가면 우리 농장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사람이 평생을 바쳐서 이루고 일구고 있는 현장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924년에 루돌프 슈타이너가 8일간에 걸쳐 생명역동농업에 대해 강연한 것을 적은 책이 <농업 강좌>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자연과 사람을 되살리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습니다. 슈타이너의 생명역동농업 원리를 실제로 구현한 것이 이번에 나온 <김준권의 생명역동농법 증폭제>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에는 생명역동농업에 대한 책이 여러 권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번역서 외에는 없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생명역동농업을 실행하는데 핵심이 되는 증폭제란 무엇인가? 9가지 증폭제가 가진 각각의 효능은 무엇인가? 그 증폭제을 어떻게 만들고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가? 를 보여줍니다. 읽으실 때는 꼭 목차를 찬찬히 보시고 난 다음에 본문으로 들어가셔야 내용을 이해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중간에 필요하면 다시 목차로 돌아가 확인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는 남편이 써 준 연애편지들에 반해서(!) 결혼했습니다.^^ 이 책은 그가 50년 농사를 지으며 갖게 된 농사에 대한 연애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자기가 농사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것을 위해 자기가 어떻게 몸과 마음을 바쳐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실용서입니다. 그러나 이 책 전체가 농사에 대한 연애편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마무리 글에서 <농법 책으로 위장 하였지만 이 책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명제를 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른씨앗 출판사’의 수고를 아니 말할 수가 없습니다. 책을 만들려고 남편을 졸라서(?) 원고를 한 꼭지 한 꼭지 받아냈고 마지막 해인 작년에는 1주일에 한 번씩 찾아와 함께 의논하며 작업했습니다. 사진 찍는 시간까지 합해서 꼬박 3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번역서만 내다가 처음으로 기획서를 내기로 했기에 그들도 예사롭지 않은 마음으로 시작했고 온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들이 책을 다 만들고 나서, 출판사에서 이 책을 만든 사람이 생명역동농업 증폭제처럼 9명이었다고 말하는데 뭉클했습니다. 그들의 수고를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어서도 그랬을 것입니다. ‘김준권과 푸른씨앗의 공저’라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세 분의 추천사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1. 김성훈 전 장관님
농림부 장관으로 계실 때 유기농업의 원년을 선포하셨고 바른 농사에 대해 신념을 갖고 계신 것을 알고 있었는데, 저희에게도 넘치는 애정을 가지고 추천사를 써주셨습니다.
2. 크리스토프 짐펜되르퍼. 세계 생명역동농업 연합 <데메테> 사무총장
지난 가을에 우리집에서 처음 만났는데 서로 생명역동농업을 오랫동안 실천해왔다는 깊은 유대감으로 우리와 오랜 지기처럼 가까워진 분으로, 증폭제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는 표현을 하며 축하해 주었습니다.
3. 월터 골드스타인. 마이클 필즈 연구소에서 25년간 일하며 생명역동농업을 연구한 분
20여 년 전에 막연하게 알던 생명역동농업 증폭제를 실제로 보여주고 설명해주어 남편이 생명역동농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생명역동농업에 대한 자신의 논문과 함께 축하의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까다로운 제가 보기에도 책이 잘 만들어졌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2% 부족한 것은 여러분이 읽으시며 채워주시라고 부탁드립니다.책에 색깔 있는 사진이 많이 들어가서, 요즘 종이 값이 엄청 올랐는데 질 좋은 종이를 사용해서, 콩기름으로 인쇄를 하다 보니 책 만드는 비용이 좀 많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출판사에서는 더 이상 낮출 수 없을 만큼 낮췄다고 하는데 그것 또한 저희가 잘 압니다.책을 구입하시면 선물로 드리려고 '2023 생명역동농업 파종달력 소책자'를 만들었습니다. 파종달력의 원리가 앞부분에 들어있는 소책자 달력입니다. 출판사에서 세 서점에 책과 함께 보냈다고 합니다. 꽤 많이 만들어 보냈지만 수량의 한계가 있어서 늦게 주문하시면 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교보문고,알라딘,예스24에서 <김준권의 생명역동농법 증폭제>를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