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연극 예술 속 배우의 힘
배우들의 진정한 자유를 위한 새로운 기초 - ‘말하기’
예술가는 한때 ‘신의 전달자‘였다! 고대 그리스 배우에서 현대 연극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로서 배우의 ‘말하기’를 살펴본다. 배우의 '말하기'는 일상의 대화와는 다르다. 배우는 극 중 인물 속에 들어있는 고유의 발성과 움직임을 찾고 연기해야한다. 런던에서 언어조형학을 전공하고 배우, 배우 트레이너로 연극에 평생을 받쳐온 저자 피터 브리몬트는 새로운 차원의 배우 연습으로 언어감각이 살아있는 ‘말하기’ 연습을 제안한다.
연극을 위해 현대 배우는 인물 분석에 몰두하지만, 그보다는 인물의 말하기 속에 있는 고유한 역동을 느끼고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배우는 실제 자신의 모습에서 빠져나와 인물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으며 관객의 몰입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연극 학교를 맡은 배우 트레이너답게 저자는 무대에서 수업을 하듯 이론과 연습을 세심하고 생동감있게 넘나든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교육자인 '루돌프 슈타이너가 제안하는 여섯가지 기본 자세', 그리스 5종 경기, 창던지는 사람과 말하기 요소, 6보격 리듬, 자음의 위치, 모음의 위치 등 ‘말하기’와 움직임에 대한 이론과 적용을 위한 연습 30가지를 소개했다. 책에서 저자가 소개한 연습 방법에 따라 셰익스피어 작품 『맥베스』,『햄릿』 등 주요 장면을 읽다보면 알지 못했던 작품의 매력이 성큼 다가온다.
배우 연습을 통해 키워지는 말하기 감각, 연극수업을 위한 추천 도서
옮긴이 이은서 연극연출가는 발도르프학교에서 8학년과 12학년의 연극수업을 진행하며 많은 리서치 끝에 이 책을 찾아냈다. 학생과 동료들과 책 속 내용을 다루면서 연극의 테크닉 보다는 연극의 본질을 생각하고, “배우는 무대에 섰을 때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았다. 무대에 서는 전문적인 배우, 연극과 희곡 공부를 시작한 분들, 배우가 아닌 독자들에게도 ‘말하기‘ 감각과 중요성을 깨워주는 값진 책이다.
목차
서문
들어가는 글
1. 배우는 어디에 있는가?
현대 연극_ 미래를 바라보며
2. 스토리텔링, 마임, 제스처의 기본
스토리텔링
마임
보이는 제스처, 보이지 않는 제스처, 그림자 제스처
진짜 제스처 드러내기
몸으로 행동해보기
3. 배우의 몸
신체 무게에 대한 감각_ 역설의 원리
감정의 상
체조
그리스 5종 경기
4.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말하기
말하기와 제스처 속 ‘준비, 행동, 완성’
말하기를 투명하게 만들기
대화
유령처럼 말하기
5. 바람 터널
사람을 향해 다가오는 감정
제스처 유지하기
연기 객관화하기
6. 말하기 속 움직임 찾기
말하기 속의 움직임 : 지브리쉬
말의 높낮이를 움직임으로 바꾸기
7. 말하기와 제스처의 여섯 가지 자세
여섯 가지 기본 제스처 연습
8. 리듬 감각과 역동적 말하기
6보격 리듬
말하기와 제스처 속 힘의 변화
말과 행동으로 레슬링 하기
끌어당기기, 밀어내기
9. 소리와 감각
말소리 들어보기
말하기의 ‘재료’
감탄사와 내적 제스처
말소리와 친해지기
자음과 자연의 4대 요소
단어 속 지나가기
속마음 중얼거리기
말하기 연습의 핵심
10. 서사시, 극시, 서정시 분위기
11 서사시·서정시·극시 양식의 말하기 연습
자음의 위치
모음의 위치
음절 걷기
소리 맛보기
서사적 양식
강약약 6보격
12. 연역적 드라마
에필로그
옮긴이의 글_놓아주기
참고 문헌
작가 소개
피터 브리몬트 Peter Bridgmont
1929년 영국 출생. 길드홀 연극 학교Guildhall School of Drama에서 수학. 10여 년간 웨스트엔드의 프로덕션에서 전문 배우로 활동했으며 영화, TV, 라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동하였다. 아내 바바라Barbara Bridgmont와는 시어터 워크숍 컴퍼니Theatre Workshop company와 런던의 언어조형학교London School of Speech Formation에서 함께 작업하고 공부했으며, 부부는1975년 런던의 남쪽에 위치한 발함Balham에서 크리설리스 연극 연기 학교Chrysalis Theatre Acting School를 설립하였다.
사진 출처 괴테아눔
옮긴이 소개
이은서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에서 7,8학년 담임교사, 역사, 연극 교사로 일하였다. 베를린 미하일 체홉 연극학교 체홉연기과정(Tschechow-Jahr),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전문사(MFA)를 졸업하였고,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한국연극의 정치적 기능: 독일연극과의 비교연구』를 주제로 논문을 썼다. 번역서로는 『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연극수업 연극수업』이 있다.
하주현
도서출판 푸른씨앗 번역기획팀장이며 안양발도르프학교 도움수업 교사로 일하면서 WLS_Waldorf Learning Support와 함께 발도르프 도움수업 교사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역서_ 『발도르프학교의 미술수업』, 『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문학수업』, 『발도르프학교의 수학』, 『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연극수업』, 『배우, 말하기, 자유』,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인생의 씨실과 날실』, 『발도르프학교의 아이 관찰 6가지 체질 유형』, 『발도르프학교의 형태그리기 수업』, 『형태그리기 1~4학년』, 『우주의 언어,기하』, 『맨손기하』, 『오드리 맥앨런의 도움수업 이해』 『TV문제로 아이와 싸우지 않는 훈육법』
책 속에서
서문 경험상 연극을 배우는 학생들은 연습 때 지나치게 일찍 인물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연극에서 인물과 상황을 정확하고 자세히 분석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일이지만 정작 관객을 극에 몰입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요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젊은 배우들은 극 중 대화가 일상 대화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연극에서 말하기는 단순히 발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사와 언어가 관객 속에 들어가 함께 숨쉴 수 있어야 한다. 배우 훈련 기간에 언어가 배우에게서 독립해 자유롭게 존재한다는 느낌을 키워야 한다. 그러면 관객은 배우가 어조를 통해 만드는 극중 분위기뿐만 아니라 언어의 살아있는 움직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살아있는 언어가 관객을 감싸기 때문에 언어의 소리 속에서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들어가는 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배우의 ‘자유’는 배우 훈련이 아니라 무대에 오르기 전에 진행되는 사고 과정에 필요한 것이다. 만일 모든 예술 활동이 개인의 개성이나 사고 능력, 시적 표현 능력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예술은 예술가 개인의 인생경험이나 성격에 국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술의 신비와 기적은 그림이든 춤이든 음악이든 예술가의 개성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온다는 점이다. 예술가는 예술 활동 속에서 자신의 한계와 개성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말하기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울림이 발성 기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소리가 아무 색채 없이 지루하고 움직임이 없다. 우리는 말하기가 화자에서 출발해서 청자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지금 하는 말이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그리고 듣는 이가 당신의 말을 이해해 주기를 절실히 소망한다면, 나아가 듣는 이가 정말로 귀기울이고 있음을 안다면, 말하기가 물건을 옮기는 동작이나 달리는 동작을 비롯한 모든 가시적인 몸짓처럼 구체적이며 유의미한 인간의 행위라는 개념을 체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장이 눈앞에서 걷고 춤추는 것처럼 대사를 말할 수 있다면, 듣는 이는 그 배우의 말에 무게감을 갖고 귀기울이게 된다. 단어를 자연스럽게 놓아 보내듯 호흡에 실어 내보낼 수 있으면 배우가 말한 것은 의미를 가지고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다. 이중 그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면 듣는 사람은 배우가 진심으로 말하고 있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일상에서 우리는 깊은 생각이나 진심을 담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대화는 단순한 수다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일상의 행동을 단순히 모방하는 수준의 배우는 다들 그렇게 하니까 자기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연기를 예술로 여기는 배우라면, 겉보기에 아무리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말하기라도 그 속에 예술적 요소를 불어 넣을 것이며, 그랬을 때만 배우로서 자기 행위가 생명을 갖는다고 여길 것이다.
옮긴이의 글 많은 사람이 슈타이너의 말이 비학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말에 담긴 미래에 대한 예견은 의대생 시절 그 글을 처음 접한 이래, 그리고 내가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의학계가 정말로 신체를 바라보는, 그리고 질병과 건강, 생명과 죽음에 대한 인간 경험을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기계적 관점으로 축소해 버려 ‘건강한’ 사람은 오직 신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상황이 된 지금까지 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습니다. 현재의 관점은 신체 외에 다른 어떤 것도 용인하지 않습니다. 슈타이너의 통찰 덕에 나는 서양 의학에서 더 넓은 맥락으로 백신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과거의 급성 아동기 질환이 오늘날 어린이(와 성인들) 사이에 너무나도 만연한 만성적, 소모적인 자가 면역 질환으로 급변하는 과정을 목격하면서 기존의 틀 ‘밖에서’ 상황을 통찰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추천의 글
배우가 인물의 정서를 느끼는 것을 넘어서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피터브리몬트가 제안하는 훈련들을 시작해보라. 이 책은 명확하고 실제적인 작업도구를 다루고 있어서 시작하기만 한다면 분명한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강량원/연극연출가 - 대표작 <베서니>, <게공선> 등
연극은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본질을 탐구한다. 이 길의 초입부터 완숙의 단계까지 세심한 길잡이가 되어줄 『배우,말하기,자유』는 '연극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금 새롭게 한다. 특히, 배우의 언어에 침잠할 기회를 제공한다.
—신영주/ 언어조형가 - 현 부산자유발도르프학교 연극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