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괴테아눔 건축 현장 노동자를 위한 루돌프 슈타이너 강의
인지학과 발도르프교육을 창시한 루돌프 슈타이너가 1922년 8월초부터 1924년 9월말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독일 괴테아눔 건축 현장 노동자를 위해 정기적으로 113회의 강의를 하였다. ‘노동자-강의’라 불리는 이 연속 강의는 루돌프 슈타이너의 총서로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꿀벌과 인간』은 연속 강의시리즈 제5권에서 8편의 강의를 번역한 것이다. 이 강의는 당시에도 벌을 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으며, 지금도 독일에서는 양봉가라면 꼭 읽는 책이다.
꿀벌이나 말벌 혹은 개미와 같은 보잘 것 없는 존재와 인간의 연관성, 더 나아가 그것들의 세계와 우주에 대한 연관성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이것을 간과하고 수익성만 주시하며 양봉과 농사를 산업으로만 하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경고한다. 정말로 100년이 지난 현재 양봉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허약해서 쉽게 병들고 그 개체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꿀벌 상태'를 보면 지금의 인류가 보아야할 현실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다.
발도르프 100주년 기념, 펀딩 출판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을 바탕으로 한 발도르프 학교가 올해 100주년을 맞아 ‘세상을 바꾸는 배움Learn to Change the World’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 세계적으로 함께하고 있다. 그 중 ‘꿀벌 살리기’ 프로젝트로 한국 발도르프학교와 단체에서는 펀딩과 기부를 모아서 이 강의록을 출판하였다. 발도르프 교육은 100년의 역사 속에서 교육적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생겨나 지금은 80여개국에 1,100여개의 발도르프학교와 2,000여개의 발도르프 유치원이 있으며, 1994년 유네스코에서 21세기 학교개혁의 모델로 선정되었다.
목차
1강 꿀벌과 인간
2강 꿀벌의 지각
3강 꿀과 석영
4강 꿀과 양봉
5강 혹벌 gall wasp
6강 벌독과 개미
7강 개미산의 의미
8강 옥살산, 개미산, 탄소
9강 그리고 자연에서 이 세 가지의 의미
옮긴이의 말
추천사
작가 소개
루돌프 슈타이너 Rudolf Steiner
1861~1925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에서 물리와 화학을 공부했지만 실은 철학과 문학에 심취해서 후일 독일 로스톡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바이마르 괴테 유고국에서 괴테의 자연과학 논설을 발행하면서 괴테의 자연관과 인간관을 정립하고 심화시켰다. 정신세계와 영혼 세계를 물체 세계와 똑같은 정도로 중시하는 인지학을 창시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추종자들의 요구에 따라 철학적, 인지학적 정신과학에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학문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인지학을 근거로 하는 실용학문에는 발도르프 교육학, 데메테르 농법, 인지학적 의학과 약학, 사회과학 등 인간 생활의 모든 분야가 포함되며, 그 외에도 새로운 춤 예술인 오이리트미를 창시했고, 연극예술과 조형예술을 심화 발달시켰다. 슈타이너는 자연과학자 헥켈, 철학자 하르트만 등 수많은 철학자, 예술가와 교류했다. 화가 칸딘스키, 클레, 에드가 엔데, 작가 프란츠 카프카, 스테판 츠바이크, 모르겐슈테른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도르나흐에 세운 괴테아눔은 현대 건축사에 중요한 한 획을 그은 건축물로 손꼽힌다. 슈타이너의 저작물과 강연집은 루돌프 슈타이너 전집으로 출판되고 있는데, 현재 약 360권에 이른다.
옮긴이 소개
최혜경
본업은 조형 예술가인데 지난 20년 간 인지학을 공부하면서 루돌프 슈타이너의 책을 번역해 왔다. 쓸데없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그림 그리고 번역하는 사이사이에 정통 동종요법을 공부하고, 약이 꼭 필요하다고 생떼를 쓰는 사람이 있으면 처방도 한다. www.liilachoi.com
번역서_ 『발도르프 학교와 그 정신』(GA297), 『자유의 철학』(GA4), 『교육학의 기초가 되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앎』(GA293), 『발도르프 교육 방법론적 고찰』(GA294), 『세미나 논의와 교과과정 강의』(GA295), 『발도르프 특수 교육학 강의』(GA317), 『사회 문제의 핵심』(GA23), 『사고의 실용적인 형성』, 『인간과 인류의 정신적 인도』(GA15), 『젊은이여, 앎을 삶이 되도록 일깨우라!』(GA217),『죽음, 이는 곧 삶의 변화이니!』(GA182),『학교 보건 문제에 관한 루돌프 슈타이너와 교사 간의 논의』(GA300b)
저서_ 『유럽의 대체의학, 정통 동종요법』 북피아
책 속에서
첫문장
오늘 시간이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오이리트미스트들이 지금 이곳에 들어와야 합니다. 할 일이 많아서 매우 바쁜 분들입니다.
18쪽
자연의 모든 비밀을 알아보고 배우는데 양봉이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지, 특히 대단한 생산력을 증명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 한편으로는 억제하고 약화시키는 것이 되는지 고찰하고자 합니다. 물론 양봉가는 최근 들어 양봉 경기가 급격히 좋아져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은 100년도 채 이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22쪽
꿀벌은 전체적인 몸의 생김새를 통해, 그러니까 전체적인 조직 을 통해 식물에서 화분花粉, 즉 꽃가루를 덜어냅니다. 말하자면 식물에 아주 조금 들어 있어서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을 꿀벌이 모으는 것이지 요. 꿀벌은 화분을 뒷다리 털에 묻혀 와서 벌집에 모아두기도 하고 먹기도 하는데, 그 양은 상대적으로 극소량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제일 먼저 발견하는 사실은, 꿀벌은 자연이 극도로 정제한 질료를 빨아들여서 자신의 살림살이에 이용하는 동물이다 하는 것입니다.
74쪽
꿀벌 요법 같은 주제에 관해 양봉가 총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 총회에 가면 양봉을 오래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한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허풍선이인지 정말로 경험 많은 양봉가인지 금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양봉에 관해 정말로 뭔가 알고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누구한테 주워들은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사람인지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이 구식의 권위에 이제 인쇄소의 먹물이 신식 권위로 등장합니다. 어떤 것 이 인쇄되면, 사람들은 그 배후에 대단한 무엇인가 있다고 믿습니다.
83쪽
인간의 몸 속에는 육각형의 공간이 꼭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꿀벌 은 인간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모양의 밀방을 밀랍으로 만들고, 그런 밀방 속에 서 자신의 몸을 통해 꿀에 작용합니다. 인간도 꿀벌처럼 육각형의 공간을 필요 로 합니다. 꿀벌은 이 육각형으로 작용하는 힘을 최상으로 형성할 수 있는 동물 입니다. 뿐만 아니라 꿀벌은 몸 속에서 육각형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가장 쉽게 바뀔 수 있는 먹이를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서 모으는 동물입니다.
135쪽
적절하게 꿀을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사람들이 정말로 인식한다면, 꿀은 인간 의 영양 섭취에 있어 현재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사회적 의학’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그런 의학이 전반적으로 발달하면, 아주 유리한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결혼을 앞둔 사람이 대비하는 차원에서 꿀을 먹으면, 태어나는 아이가 구루 병 경향을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꿀은 인간을 통해서 가공되면 인간의 생식력에 작용해서 결과적으로 아이에게 건강한 형태를 주는 힘이 있기 때 문입니다. 부모가, 특히 엄마가 꿀을 먹으면 태어날 아이의 골격 형성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200쪽
불행하게도 현대 사회는 두뇌 문화만 만연할 뿐 본능적인 앎은 무시 합니다. 하지만 본능은 다름 아니라 바로 두뇌 문화로 인해 단순한 단어로 전락한 것입니다. 여기 이 곤충들, 그러니까 벌집이나 개미집이라 하는 집 단으로 존재하는 동물은 이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종의 후각을 통해서 일을 합니다. 이미 말했듯이 몇몇 본능적 지식에는 역시 코의 영리함이 들어있습니다.
옮긴이의 글 중에서
정말로 100년이 지난 현재 양봉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허약해서 쉽게 병들고 그 개체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꿀벌 상태'를 보면 뮬러 씨는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 해지는 대목이다. 꿀벌뿐만 아니라 날아다니는 곤충의 개체 수 역시 지난 30년 간 약 30%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화학 비료를 너무 많이 써서 그렇다는 둥, 환경이 심하게 오염되어서 그렇다는 둥 이러 저러한 추정을 하지만 오늘날의 과학은 아직도 그 원인을 분명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연유에서 곤충과 인간과 세계의 연관성과 그 의미에 관한 루돌프 슈타이너의 이 강연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더 큰 현실적 가치를 얻는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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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꽃을 보게 되고, 꿀을 보게 되고, 꿀을 따고 있는 나를 보게 되고, 꽃나무를 심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나는 벌과 나무와 꽃과 인드라의 그물 망에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전체’ 임을 알아가게 된다.
—남상대_벌치는 농부 /전 푸른숲발도르프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