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갑니다. 지난 1월, 발도르프교육예술원 아이라움에서 마련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자유대학 '회화와 미술사' 담당교수 레나테 쉴러 특강이 있었습니다.
푸른씨앗 번역팀장 이쁜하마가 막 <발도르프학교 미술수업> 번역을 마치고,
번역내내 억눌렀던 '색'을 만나고픈 열망을 한풀이한 특강이라고 했습니다.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일주일 내내 그림에 매달린 이쁜하마를 만나러, 작품을 만나러
강연 마지막날 전시회장에 갔습니다.
엘리베이터에 내리자마자 복도와 피아노 위, 창틀, 벽면에 가득 매운 그 색들을 보는 순간,
경탄이었습니다. 이렇게 나에게 말을 걸었던 색들은 처음이었어요.
전시회장을 떠나기가 아쉬워 쉴러 교수와 수강생이 수업을 돌아보는 시간까지 함께 있었던 홍보 남생이는
습관적으로 펜이 움직였습니다. '색'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기 위해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 그림만큼 뭉클한 이야기입니다.
★ : 집중된 작업, 기숙사 있다가 마지막 날 보내고 집에간 기분.
○ : 땅에서 정신을 바라보는 시간
◎ : 쉴러교수님의 통찰의 눈빛, 몇년이 지나고 다시 만난 이번 연수에야 눈을 맞출수 있었다. 내 안에서 나를 세우고 있었구나 싶다.
◇ : 10년만에 쉴러교수님과 마주선 자리. 내 위치가 모자란거 같아 주저가 되었다. 이번 연수는 혼란이었다.
☆: 처음엔 고난이었고 그 다음엔 행복이었다.
♧ : 내 자신과 세상을 따뜻하고 깊고 넓게 보는 시간이었다.
♤ : 조소를 했던 사람이다. 색을 마음으로 느껴본 적이 없었다. 추상적이었고 지식적으로 색을 대한거 같다. 흥미로웠다.
★: 인지학은 아직 구름 같다. 예술 수업은 깊게 내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초록 30명이 있다고 생각하고 초록에 어울리는 빨강을 찾아가는게 교사의 몫이다 라는 말이 남는다.
◎ : 발도르프 유치원, 공동육아, 국공립 유치원교사까지 경험했는데 중요한 교사 자질은 발도르프 교육에서 배웠다. 수채와 조소를 하며 마음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도움되는걸 느꼈다. 개인적으로 어렵게 연수 신청했다. 기간 중 못 온 날이 있었는데 슈타이너 수업에 내가 장애가 있는건 아닌지 인식되었다.
○ :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 : 새롭게 학교가 생겨나고, 옛 자료를 복사하며 나누고 있는게 현실이다. 12학년 통찰하면 좀 다르겠다 싶어 새로운 자료를 찾아 번역에 집중하고 있다. 너무 많은 번역을 하느라 내게는 새로운 작업이 필요했다. 최근에 미술수업 책 번역을 끝냈다. 번역내내 그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왔다. 쉴러부인께 번역서의 추천 글을 부탁드렸더니 이 책 또한 작업에 제약이 될 수 있다며 자료를 보충해달라고 번역자료를 더 받았다. 발도르프학교에서 십 몇년 있다 보니 습식 수채화를 보며 ‘곱고 예쁜색이다. 더 어떻게? ‘ 생각했다. 첫째 수업에서 ‘누군가를 향해 이건 80년대 그림이야.’ 라는 쉴러부인의 이야기가 있었다. 내가 아는 미술선생님이 예술이라는건 그림을 보면 그작가가 보여야지 발도르프 쪽에서 한거야 하면 그게 예술이냐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청소년 아이들에게 예술이 정말 필요하다. ‘내가 이런 인간이구나. 여기서 더 못나가는구나‘하고 자기 과제를 보고 ‘나 할 수 있어’를 가져간다. 따라하기가 아니라 정신을 가져가는 것이다.
◇ : 학교에서 습식수채화를 보며 너무 똑같아 탈출구를 찾고 싶었다. 좋은 시간이었다.
☆ : 색채, 소리, 공간이 깊은 연관이 있다는 걸 알았다.
♧ : 치유의 시간이었다. 얼룩이 불만이었다. 내 작품이 ‘내가 만들어낸 아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내 아이를 왜 부끄러워하지’라는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났다. 두번째 고비는 자유로운 놀이를 하라고 한 것이었다. 세번째 고비에서 나는 색이 내는 소리를 들었다.
♤ : 빨강하며 울고 싶었다.
★ : 처음으로 예술가가 되었다. 삼일동안 울었다. 기간동안 잠을 거의 안잤다. 그때 싸우는게 아니라 화해하는거야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 포기하고 싶었는데 아침 말씀에 용기 얻었다.
○ : 내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레나테 쉴러 : 나에게도 좋은 시간이었다. 여러가지 감사했다. 성실한 모습. 끝까지 가보는 것, 마무리해보는것, 믿음을 갖고 그 그림 안에 머무를것, 저녁 늦게까지 작업하고 정리하고, 가르치는 수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뒤로 물러나고 자신을 내려놓는 모습을 만났다. 어려움이 있기에 가치가 있다. 반대되는 힘이 왔을 때 알게 된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여기 경험은 사실 달콤한 케이크와 같다.
(칸딘스키 시를 소개하며) 여기 새로운 왕국에 대해 얘기가 나온다. 새로운 왕국을 향해 새로운 한걸음을 떼어냈을 때, 나아갈 때, 길에 대한 묘사를 보라.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사람.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그 길은 푸르다 못해 검은 원시림 절벽위, 얼음위로도 뻗어있다.
내면의 절박함을 들어라, 필연성을 보라.
발도르프 교육예술원 아이라움 http://cafe.daum.net/iraum
정리해주신 남생님..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