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연극수업_무대위의 상상력

목차

들어가는 말

Ⅰ. 들어가는 글
1. 영혼의 해독제, 연극
2. 연극의 뿌리와 연극 수업
3. 전체 그림 보기

Ⅱ. 연극 수업과 연기_ 연극의 육화
4. 몸 자유롭게 하기
5. 블로킹
6. 인물 형상화하기
7. 연극의 맥박, 타이밍
8. 분위기 충전
9. 다른 인물 이해하기_ 마음 모아 함께하는 연기
10. 안전그물 없이 외줄타기_ 여러 가지 즉흥 연기

Ⅲ. 실질적인 공연 준비
11. 알맞은 희곡 찾기
12. 편집 작업
13. 배역 정하기
14. 연극 연습 일정
15. 말하기 연습
16. 실무 작업
17. 본격적인 연극 연습
18. 무대에 올린 작품 목록

참고 문헌
부록
1. 한국말 발음 연습
2. 파란만장 8학년 연극 제작기_ 이은서
3. 대본_ 〖맹진사댁 경사〗중 일부
4. 한국 발도르프학교에서 무대에 올린 작품 목록

추천사
연극이 끝나고 난 뒤_ 이은영
우리는 왜 연극을 하는가_ 박정열

지은이 소개 

데이비드 슬론 David Sloan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71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1975년 영국 에머슨 칼리지에서 발도르프 교사교육을 받았다. 그곳에서 아내 크리스틴 뿐 아니라 셰 익스피어의 작품을 만나 평생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비행청소 년을 위한 학교를 시작으로 그린 메도우 발도르프학교에서 25년 간 영어와 연극 교사로 일했다. 샤이닝 마운틴 발도르프학교에 서 상급과정 세우는 일을 돕고, 2006년부터 메인코스트 발도르프학교에서 일하는 한편, 뉴햄프셔 주에 위치한 인지학 센터의 발도르프 상급교사 교육과정에서 인문학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저서 『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문학 수업』

옮긴이 소개 

이은서

청계자유 발도르프학교에서 7, 8학년 담임교사, 역사, 연극 교사로 일하였다. 베를린 미하일 체홉 연극학교 체홉연기과정(Tschechow-Jahr),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예술 전문사(MFA)를 수료했다. 역서_ 『배우,말하기,자유』

하주현

도서출판 푸른씨앗 번역기획팀장이며 안양발도르프학교 도움수업 교사로 일하면서 WLS_Waldorf Learning Support와 함께 발도르프 도움수업 교사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역서_ 『발도르프학교의 미술수업』, 『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문학수업』, 『발도르프학교의 수학』, 『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연극수업』, 『배우, 말하기, 자유』,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인생의 씨실과 날실』, 『발도르프학교의 아이 관찰 6가지 체질 유형』, 『발도르프학교의 형태그리기 수업』, 『형태그리기 1~4학년』, 『우주의 언어,기하』, 『맨손기하』, 『오드리 맥앨런의 도움수업 이해』 『TV문제로 아이와 싸우지 않는 훈육법』

책 속에서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가상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혼탁한 흙탕물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더 이상 자기 감각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무서운 예측은 청소년들이 도덕성이나 판단력을 키우지 못한 채 서로 ‘자신에게만 해당하는 진실’을 주장하는 상대적 세계에서 뿌리 없이 부유하며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명력을 불어넣고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상상의 힘, 연극 특유의 협동성과 사회성, 진실을 구현하기 위한 무대 위의 노력. 연극의 이런 속성에는 인간보다 기술을, 실제보다 가상에 가치를 두는 데서 오는 우리 시대의 부정적 측면을 중화하는 힘이 있다.

 

가장 온전하고 건강한 의미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참모습을 구현하는 인간으로 자라도록 돕는 것이 교사와 부모의 가장 큰 과제라면, 연극은 분명 그 성장과 개별성의 발현을 지원할 수 있는 매우 역동적인 수단 중 하나다.

 

청소년기는 원래 자신이 만든 주관적 틀 속에 갇히기 쉬운데 배우를 꿈꾸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지극히 주관적인 필터로 세상을 보는 것이 청소년기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상급 과정 교사들에게 아이들을 각자의 주관성에서 벗어나 더 넓고 객관적인 세계로 나가게 도와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소년은 본성상 이상이나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다. 본질적 목적이나 일관성, 공동체 같은 가치를 상실해가는 현대 문화 속에서 이들은 삶의 의미와 진정한 관계를 목마르게 찾는다. 배우는 연극에서 의미와 관계성을 자신의 행위 속에 통합시킬 기회를 얻는다. 아니, 그러지 않으면 끝까지 밀고 나갈 힘을 얻지 못한다. 이 시기 아이들이 그렇게 연극에 빠져드는 이유는 의미와 관계성을 통합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경험과 연륜이 쌓일수록 ‘연극은 가장 사회적인 예술’이라는 말이 연극의 본질에서 나왔음을 깨닫게 된다.

 

연극에서 협동 작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자, 이 세상에 진정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다른 사람의 관점이 지닌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에 있다. 우리는 자의가 아닌 운명의 강요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보고서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역할 바꾸기> 같은 연극 활동은 그런 차이를 제대로 알아보고 귀하게 여기는데 필요한 인식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준다.

 

발도르프 교육에서, 아니 모든 아마추어 연극에서 어떤 요소가 공연의 성패를 결정할까? 흥행 같은 경제적 문제는 우리와 상관없다. 1) 배우들이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장했는가? 2) 관객이 연극을 본 뒤 어떤 수준에서든 감동을 느꼈는가? 아이들의 성장이 연극 수업의 주된 목표 중 하나라면 최대한 많은 아이가 각자 적절한 수준의 도전에 임할 수 있도록 배역을 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배우가 연극의 실무를 함께 책임지는 형태는 장점이 단점을 충분히 덮고도 남는다. 물론 배우 입장에서는 자기 역할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전문가만큼 훌륭하게 무대 배경을 그리고, 조명 계획을 짜고, 첼로 연주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연극 제작의 전 과정에 깊이 참여하는 한편, 무대 밖에서 들이는 노력이 공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덧붙여 한편의 마법 같은 순간을 창조하는데 자신이 생각과 마음, 목소리뿐 아니라 손과 발로도 참여했다는 깊은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파란만장 8학년 연극 제작기 (옮긴이 이은서)

드디어 때가 왔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딱 일주일만 더 있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 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지만 공연 날은 오고야 말았다. 아침 일찍부 터 모여서 몸과 마음을 풀고 간단하게 분장을 한 뒤 리허설을 진행했다. 점심 을 먹고 분장과 의상을 다시 고치고, 모두 무대에 모였다. 남학생들은 수다와 장난으로 긴장을 풀었고, 여학생들은 아주 굳은 표정과 진지한 모습으로 긴 장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공연장 안의 모든 불을 끄고 30분 정도 무대에 모두 누워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모든 긴장을 다 풀어버리고, 오 늘 우리가 오를 무대 바닥으로부터 엄청난 기운을 받기 위해서. 일종의 의식을 끝내고 우리는 약속했다. 누군가 무대에 올라갔을 때, 무 대에 오르지 않은 모든 사람도 거기에 집중하기로, 그리고 무대 위에 올라간 사람의 말을 모두 들어주기로. 관객이 입장하고 막이 올랐다. 믿기지 않는 일들이 벌어졌다. 어린 배우 들이 무대 위에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아니가. 몇몇 학생은 무대와 관객석을 가로지르며 날아다니고, * 갑자기 벗겨져 날아가 버린 신발을 태연 하게 주우러 가서 애드리브를 하기도 한다. 〖올리버 트위스트〗에서는 남학생 이 여자 흉내를 내는 장면에서 과장 연기의 묘미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웃음 을 이끌어 냈다. 그렇게 1시간 30여분의 공연이 막을 내렸다. 무대 인사를 하기 위해 무대로 올라가 학생들과 손을 잡았다. 엄청난 땀과 열이 손으로 전 해졌다. 내 손을 잡은 학생이 이렇게 속삭였다. “선생님, 저 오늘 갖고 있던 힘 을 다 써버렸어요.” 모든 학생이 이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연극은 성공이었다.

그렇게 두 번 공연을 더 하고 나서 수개월 동안 조금씩 준비해온 우리 연극은 막을 내렸다. 모두가 무대로 모여 단체 사진을 찍고, 금방 비워줘야 하 는 공연장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감동을 받은 꼬마 관객들이 배우들의 사 인을 요구하고, 어른 관객들은 단 세 번만 공연하기에는 정말 아까운 공연이 니 순회 공연을 하라는 말로 칭찬을 대신한다. 우리는 그 날 밤 세계 일주를 할 정도로 비행기를 많이 탔다.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우리가 해낸 것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우 리는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시작할 때 도대체 연극을 왜 해야 하는지 모 르겠다던 학생은 살며시 내게 다가와, “선생님, 할 만한데요.”라고 말하며 씨 익 웃는다. 드디어 끝난 것을 기뻐하는 학생, 이렇게 끝나버리는구나 하고 아 쉬워하는 학생들. 무대는 하나씩 부수어가지만, 이 모든 순간은 오롯이 우리 마음속 저장고에 곱게 담길 것이다. 곧 이어지는 뒤풀이.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오늘의 명장면, 큰일 날 뻔 했던 일 등 에피소드를 나누고, 다음에 연극하면 이런 저런 역을 맡아보고 싶다고 미래를 계획하기도 한다. 말없이 친구 등에 기대어 피곤함을 위로받기 도 하고, 또 아까 굴러가서 난감했던 신발을 멋진 애드리브와 함께 가져다준 상대 배우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나는 네가 그렇게 똑똑한 줄 몰랐어. 너 그 때 진짜 멋있었어. 고마워.”라며 평소라면 칭찬하기에 어색한 관계였던 둘 은 서로를 고맙게 여긴다. 그렇게 학생들은 조금씩 연극을 정리하고 담아낸 다. 이런 큰일을 치르고 난 뒤에는 반드시 함께 공유하고 풀어낼 수 있는 자 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다.

적고 보니 제목처럼 파란만장했다기보다는 열심히 잘한 일들만 적은 것 같아 부끄러우면서도 뿌듯하다. 진짜 파란만장했던 과정이 생략되어버렸다. 굳이 다시 꺼내어 보자면 중간에 학생들이 겪은 슬럼프, 그것을 극복해내기 위한 과정(가끔은 이 과정이 청소년기 학생들의 비위를 맞추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이 책에서 권장하듯이 4주 전부터 공연장에 서 연습을 하고 싶었지만, 공연장을 3일 빌리는 것도 쉽지 않았던 일, 스무 군데가 넘는 공연장에 연락을 해서 겨우 우리 연극에 어울리는(사실은 자리가 빈) 공연장을 찾을 수 있었던 일, 수없이 많은 준비물을 학교에 두고 와 여러 사람들을 고생시켰던 일, 연극 때문에 다른 수업 시간에 많은 피해를 줬던 일 등. 죄다 고맙고 죄송스러운 일들 뿐이다. 연극을 통해 학생들은 참 많이 성장했다. 잠시도 고요한 순간을 참아 내지 못하던 학생들이 이제 ‘쉼’의 미학을 알게 되었고, 분위기를 어떻게 파 악하고 어떻게 이끌어 내야 할지 알게 되었다. 더불어 교사도 함께 성장했다.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학생들을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교육적으로 훌륭한 연극이 예술적으로도 훌륭한 연극 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연극은 단순히 시 각적인 감각 예술이 아니라, 우리 내면세계에서 일어나는 영적인 과정의 외적 표현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하나의 연극 작품을 만들기 위한 모든 제 작 과정은 인간이 태어나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인생 전체에 대한 은유적 그 림이라는 사실도

 

추천의 글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학생들이 치기 어린 청소년에서 진정성을 표현하는 배 우가 된다.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모두가 주인공으로 거듭나면서 각자가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배역의 비중이 크고 작음을 떠나 그 인물이 되어 세상을 보고, 걷고, 말하고, 사랑한다. 발도르프학교에서는 학년별로 각 과목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수업 을 구성한다. 학년마다 해당하는 아이들의 발달 상황에 따라 무엇을 배울 것 인지, 꼭 다뤄야 할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기반으로 각 과목들을 종으로 횡으 로 연결해서 풍부하게 수업을 소화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 동네학으로 시작 하는 ‘지리 수업’이 대표적이다. 역사와 맥을 같이하여 특정한 공간과 시대의 이야기와 삶,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식으로 수업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연극 수업’이다. 연극이야말로 배움에 필요하고도 중요한 요소 를 모두 경험하고 연습하며, 예술적 완성도를 위해 계속 수정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내적 성장까지 도모하는 ‘꽃’과 같은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읽기, 말하기, 이해하기, 분석하기, 떠올리기, 구체적으로 만들기, 관계 맺기, 반복하기, 타인의 입장에 서보기, 노래하기, 내 자신과 대면하기, 움직 이기, 좌절하기, 견뎌내기, 넘어서기, 관찰하기, 함께 작업하기, 공감하기, 긍지를 갖고 기쁨을 맛보기, 특별히 상상하기, 몰입하고 집중하기는 그 어떤 수 업에서도 맛볼 수 없는 기가 막힌 경험들이다. 과연 외계인도 무서워한다는 중2, 8학년들과(주로 8학년과 연극 수업을 했다) 연극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파란이 예고됨에도 마음을 열고 솔직한 모습으로 임할 때 몇 가지 기적을 틀림없이 보게 된다.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만들 것인가? 연극의 핵심인 상상하기와 몰입하기를 어떻게 구체화하여 현실로 만들 어낼 수 있을까? 그 곳으로 안내하는 길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아이들을 한 발씩 한 발 씩 무대로 끌어내어 상상과 몰입이 주는 짜릿한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아주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다양한 방법을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초보 연출가에게는 든든한 사부님 같은 책이며, 교사들에게는 비단 연극 수업뿐 아니라 평소 말하기, 움직임, 상상력을 자극하는 활동을 구성하는 데 많은 아이디어를 준다.
—이은영, 청계자유 발도르프학교 전 담임 과정 교사, 현재 발도르프학교 연극 강사

 

우리는 왜 연극을 하는가!
무대극을 떠올리는 우리나라 대다수 사람에게 연극은 ‘내’가 할 수 없는 어 렵고 특별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연극에 대한 단편적 이해나,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연극을 자신과 상관없는 것으로 만들 어 버렸다. 그러나 연극은 잘하기 위해서도, 또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결과로서 주어지는 선물이다. 처음 연극을 하는 사람들뿐 아 니라 전문 배우에게도 연극을 위한 놀이적 접근은 매우 유용하다. 다양한 놀 이를 통해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고 여럿이서 다양한 방식으로 발표를 하다보면 이 모든 것이 남을 위한 발표가 아닌 자신을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놀이는 그 자체로 연극에서 필요한 다양한 무대 기법을 자연스럽게 이 해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면서 원활 한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내적 민첩함과 창의성을 개발 하게 된다. 그 과정 하나하나에 자신을 직면하게 하는 순간이 살아 있고 타인 을 자신처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이렇게 연극을 준비하다보면 학급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심지어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새로운 능력을 펼쳐 보이며 주변 친구들과 담임 교사를 놀라게 하는 일이나, 산만하고 주의 집중이 안되어 늘 야단맞던 아이가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아이로 새롭게 태어나는 기적이 종종 일어나는 것을 경험 하게 된다. 그만큼 연극은 새로운 자신을 만나는 일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그대로를 보게 하고 늘 깨어 있게 하는 작업이다. 이 책은 그런 과정들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어떻게 불과 15~19세 청소년들이 인물을 내면화하여 생생하게 극의 주제를 관객에게 전달하며 공감시킬 수 있는지를. 놀이와 활동, 즉흥 연기를 통해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때 순수한 기쁨을 느끼는 매 순간들이 모여 자신도 몰랐던 영혼의 저 먼 영역까지 가 닿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지. 이해한다는 것은 함께 태어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상상의 힘을 활성화하여 자신과 연극 속의 등장인물을 살아 있는 인물로 만나는 과정뿐만 아니라 연극이라는 사회적이고 협동적인 작업을 통 해 함께 하는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는 과정은 자신과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연출자 역할을 해야 하는 교사도 자신의 자 유로운 상상력으로 모든 과정을 함께 즐기며 자신과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 는 시간을 갖는다면 서로 성장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드는 연극에 대해 혹시라도 그렇게 까 지 해야 하나 의구심이나 불만을 가지는 부모님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생생 한 현장의 분위기에 조금이나마 함께 할 수 있도록 독자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순간에 머물러 보라. 그리고 왜 연극을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답을 구 해 보라. ‘나는 왜 연극을 하는가?’ 이것은 내가 학생들과 연극을 시작하면서 자주 하는 질문이다. 유사 이래 연극은 이 질문을 통해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에 다가가려 했으며 그에 대한 해답으로 각 시대마다 다양한 연극 형태를 발전시켜 왔다고 본다.
—박정열, (사)연극놀이터 해마루 대표

 

예전에 존경하는 선배 배우가 연극은 자신에게 스승이자 의사이자 종교라고 했다. 좀 과장됐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그랬으니... 만약 어릴 적부터 연극을 접했더라면 어 땠을까? 지금 내 모습과는 어떻게 다를까? 상상해 본다. 『발도르프학교의 연극 수업』은 이런 내 상상에 답을 준다.
—김유석, 배우/탤런트

 

청소년에게 연극은 역할바꾸기와 공동작업을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다. 게다가 연극을 완성하는 과정이 신나고 재미있는 놀이라면 그 자체로 많은 배움이 일어난다. 『발도르프학교의 연극 수업』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극은 오케스트라처럼 모든 구성원이 수고를 아끼지 않을 때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고 내적 성장을 바란다면 연극은 많은 것을 줄 것이다.
—이문식, 배우/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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