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온라인 책담화때 참가자들이 남기신 질문과 김혜정님의 답변을 정리하였습니다.
답답했던 나와 내 주변이 '동화'의 빛으로 환해지기를 바라며 행사 후기로 나눕니다.
20/21 '동화' 릴레이 책담화 - 『동화의 지혜』편
1회_ 동화 들려주기의 가치(2)
2020년 12월 26일 (토) / 온라인 / 진행 김혜정님
Q : 전 동화를 들려줄 때 저도 모르게 구연동화를 하는 것처럼 억양과 톤이 달라집니다. 선생님처럼 한 톤으로 하고 싶은데 어떤 연습이 필요할까요?
A : 구연동화 톤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이야기를 좀 더 드라마틱하게 들려주 수 있겠지만, 아이들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면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게 너무나 많은데 드라마틱한 표현을 하면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이야기 자체가 줄 수 있는 것을 아이가 온전히 가져갈 수 있게 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하게 이야기 속에 내가 자리 잡지 않도록 담담하고 차분하게 들려줘야 한다. 그런 연습은 꾸준히 해야 한다. 내가 나의 감정들을 억제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Q : 학령기 아이는 동화구연처럼 해도 되나요? 아이들이 자극에 익숙해서인지 동화구연처럼 안하면 듣지 않기도 하거나 빠져들지를 않아요.
A : 3학년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른 이야기를 들을 때도 이야기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들려주길 원한다면 이야기가 이야기로서 아이들의 영혼에 가 닿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이미 구연동화에 익숙해져 있다면 아이의 환경을 바꾸고 동화 듣는 것을 리듬생활로서 계속해서 반복해서 들려주어야 한다. 좋다고 해서 급하게 바꾸지 말고 충분히 연습하고 준비하고, 기존의 구연동화 톤을 들려주지 않으면서 준비한다.
Q : 그림형제 이야기에 대하여
A : 동화는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정신세계로부터 오는 메시지다. 처음엔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자꾸 읽고 그것에 대한 해석을 자꾸 고민하다보면 이 이야기 뒤에서 작용하고 있는 힘들에 대해서 느끼는 순간들이 온다. 이야기 하나를 읽고 들려주는 과정, 그것과 더불어 예술작업을 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그 이야기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노력을 해본다면 그 이야기가 가진 내적인 메시지들에 가까이 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형제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때의 시대상은, 독일에 민족의식이 형성되면서 같은 말을 쓰는 민족의 언어에 대한 연구 작업들을 그림형제가 계속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를 모으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수집한 이야기를 절대 수정하지 않았지만, 추후 문장력이 뛰어난 동생이 원형에 맞도록 수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아이들에겐 맞지 않는 선정적인 장면들, 원형에 맞는 작업들, 아이들에게 맞는 언어들로 순화하는 작업들이 이루어졌다.
Q : 유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외워서 들려주는 게 좋다고 하셨는데, 서양 동화들은 번역된 것이라 원문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전래동화도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경우들은 어떻게 해석해서 적용해야 할까요?
A : 유아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는 잘 외워서 내 이야기가 된 다음에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들려주는 것이 아이들의 에테르체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번역투가 우리나라 말법에 잘 맞지 않을 때에는 내가 잘 들려줄 수 있도록 우리말화 해서 들려주면 된다. 그러나 절대로 이야기를 변형해서는 안 되고 화소들을 빠뜨려서도 안 된다. 외국동화의 이야기를 선별할 때는 완역본을 찾아서 들려준다.
Q : 우리나라 이야기에 대해서~
A : 동화는 항상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 해피엔딩이 아니면 그건 동화가 아니다. 동화의 가장 큰 특징은 명확한 지은이가 없고 구전되어 온 이야기라는 것,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것, 주인공은 대체로 이름이 없다는 것, 문장과 이야기의 구조에 리듬과 반복이 있다는 것 등이다.
우리나라의 동화는 콩쥐팥쥐, 주먹이, 구렁덩덩 신선비 등이 있다. 그런 동화의 특징을 가진 이야기들 중 우리나라의 이야기도 찾아보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