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상급진로센터 캠프에서 학생 작품
※ <함께 가는 이야기 13호>에 실린 「교육예술시리즈-형태그리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오이리트미가 공간 속에서 손과 발의 동작으로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형태그리기는 종이 위에 선으로 움직임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과목은 루돌프 슈타이너가 발도르프학교를 만들며 새로 제안한 영역입니다.
움직임의 표현, ‘형태’ 란 무엇일까요? 1학년부터 5학년까지 매학기 중요하게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입학식 날부터 시작하는 첫 수업, 형태그리기를 만나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엄마, 아빠들이 모여서 하루 종일 공책을 만든다. ‘공책 만드는 날’ 처음 보는 크기의 큼지막한 공책을 한 권씩 완성하면 드디어 우리 아이가 입학하는 구나를 실감하던 시간이다. 이렇게 정성들인 공책을 맨 처음 펼쳐 시작하는 두근 거리는 첫 시간은. 바로 형태그리기, 직선과 곡선이다.
“형태그리기에서 직선 그리기는 사고의 발달과 더 많이 연결되어 있고, 곡선 그리기는 의지의 발달과 더 깊이 연결되어있다. 인간에게 양극성이 직선과 곡선이라는 두 종류의 선 속에 담겨 있다. 1학년을 시작하는 첫 수업에서 이 두 개의 흐름을 직선과 곡선으로 분리해서 가르친다”
- <형태그리기 1~4학년> 6쪽에서
형태그리기는 유기적이고 예술적인 힘들이 결합되어 내면 가득한 살아있는 힘으로 그려낸다.
인간의 공감과 반감 사이의 양극성을 넘어서 사고의 유연성을 키우는 12년 교육과정이 집약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의 성장에 대한 이해와 발달에 맞추어 진행되는 발도르프 교육은 1~4학년까지 형태그리기의 수업을 따라가다보면 좀 더 선명히 다가온다.
1학년 수업시간에는 형태그리기를 하기 전 이야기와 몸짓으로 내면에서 충분히 움직임을 그려본다.
“숲 속에 놀다가 구슬을 숨겨두기로 했어. 그런데 누가 구슬을 훔쳐갈까봐 걱정이 되는거야. 그래서 요술봉이 있는 난쟁이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어. 난쟁아 내 보물을 지켜줘. 난쟁이는 요술봉을 들고 흙으로 쏘옥 쏘옥 보물을 덮어주었지.”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난 아이들은 마음 속에 들어온 이야기를 상상하며 몸으로 형태를 표현해본다.
허공에 손가락으로 그려보고, 발가락으로도 그려보고, 코끝으로도 그려본다. 그리고 공책을 펼쳐 종이에 손가락으로 그려본다. 준비가 다 되면 옅은 색의 크레용으로 연습해보고, 진한 색으로 형태를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