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언제부터인지 몸과 마음이 허해지면 문득 포천 관인면에 자리 잡은 〈평화나무농장〉을 떠올린다. 그리고 집사람을 꼬드겨 드라이브를 한다.
그곳엔 나의 영원한 유기 농업의 스승 원경선 선생의 넷째 딸 원혜덕과 그의 부군 김준권이 생명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 시간 동안 어슬렁거리다 무엇이든 한 보따리 싸 들고 돌아온다. 나 혼자 스스로 ‘생명수’라고 명명한 유기농 토마토 주스 한 상자는 꼭 빠트리지 않고 챙겨 온다.
누가 뭐라 해도 김준권 부부는 하늘과 땅 그리고 자연 생태계가 낳은 생명역동 농사꾼이다. 원경선 선생이 우리나라 유기 농업의 태胎를 묻고 키운 〈풀무원〉과 〈정농회〉의 살아 숨 쉬는 모범생이다. 하늘과 땅과 자연에 기반한 생명역동농업을 외로이 그러나 고고히 세우고 지켜 낸 위대한 실천가이다. 세상의 각종 유혹과 꾀임에 흔들리지 않은 참 생명 농사꾼이다. 독일의 루돌프 슈타이너와 일본의 고다니 준이치를 빌려 말하지 않고도 우리의 자연 생태계와 농업 그리고 인간 생명을 살리는 길을 김준권이 실천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1999년 ‘유기농 원년元年’을 선포한 이후 정부가 한동안은 열심히 유기 농업의 진흥을 부추겨 왔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백해무익한 상호 간의 정쟁에 골몰하면서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유기농 진작에는 갈수록 소홀히 하고 있다.
이러한 때 평화나무농장 김준권이 그동안 만들어 사용해 온 생명역동농법 증폭제에 대한 모든 것을 농업, 특히 생명 농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과 나누려 한다니 실로 대견하고 고맙다. 생명역동농업은 1924년 슈타이너의 농업 강좌 이래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농법으로 그 핵심은 증폭제를 만들어 농사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명역동농법으로 생산된 먹을거리는 활력을 풍부히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유기 농산물과 구별된다. 그 활력은 농산물을 그냥 섭취할 때는 물론 요리하여 음식으로 만들어 먹을 때도 느낄 수가 있다. 현재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생명역동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쳐 〈데메테〉라는 상표로 출시하고 있다. 평화나무농장 농산물도 이제는 데메테 인증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 견해로는 그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생명역동농법이야말로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가 될 거라 확신하면서, 이 책 『김준권의 생명역동농법 증폭제』는 단순히 한 권의 저서라기보다는 뜻있는 사람이라면 하늘의 계시와 땅의 부름에 따라 우주의 수많은 별과 교류하면서 생명역동농업, 유기농 실천으로 화답하라는 복음서로 삼가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생명역동농법 증폭제-인류를 위한 선물
루돌프 슈타이너의 농업 강좌는 먹을거리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강좌에서 슈타이너가 말한 주된 내용은 일종의 유기체인 농장과 우주의 힘을 다시 연결하여 인간에게 필요한 진정한 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식물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생명역동농법을 실천하는 우리 농부들은 증폭제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키우는 식물이 이런 우주의 힘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식물과 그에 걸맞은 동물에서 유래한 겉싸개의 독특한 조합으로 만드는 ‘증폭제’는 태양과 지구, 우주적 리듬의 영향이 함께 작용하면서 작물에 변형의 힘을 창조합니다. 증폭제를 사용해 보면 그 효과를 즉각 관찰할 수 있습니다. 퇴비의 발효 과정이 변하고, 흙의 생명 활동이 증가하며, 식물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증폭제를 만들기 위한 세 가지 접근법이 있습니다. 자족적 농장 유기체라는 이상에서 영감을 받은 농부들은 자기 농장에서 모든 증폭제를 만듭니다. 이는 증폭제 식물을 채취하는 적기가 가장 바쁜 농사철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헌신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농부들이 모임을 조직해서 함께 증폭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 방식은 공동체 안에서 경험을 나누고, 증폭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방식은 완전한 전문화입니다. 세상에는 이 과업을 아예 직업으로 삼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의 전문 의약품을 제조하듯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우주적 힘은 우리가 키운 작물의 색깔과 냄새, 맛, 그리고 형태에서 드러납니다. 더불어 인간은 좋은 음식에서만이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감각 활동을 통해서도 양분을 얻습니다.
김준권과 원혜덕이 한국의 농업을 위해 이처럼 멋진 책을 집필 해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책이 널리 퍼져 나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그래서 생명역동농법이 더욱더 많이 실천되고 먹을거리의 질이 높아지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수년간 한국에서 성실하게 생명역동농법을 실천해 온 김준권 님이 그 내용으로 책을 집필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의 아름다운 한글을 전혀 읽지 못해 내용을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책에 실린 농장의 풍경과 증폭제를 만드는 사진을 보며 김준권 님의 농장이 어떤 곳이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건강해 보이는 농작물 그리고 순진하고 감사한 얼굴을 하고 있는 소들과 증폭제를 만들고 사용하는 농부의 모습을 보며 평화나무농장이 한국 농부들에게 생명역동농법을 할 수 있는 본보기와 자극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저도 언젠가는 한국에서 증폭제를 포함해 생명역동농업을 실천하면서 경험한 것을 직접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생명역동농법과 증폭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모험입니다. 흙이나 생명에 대해 실재를 공감하는 태도로 깊이 관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실재를 풍부하게 이해하는 지름길이 됩니다. 현실을 넘어 농업이 갖는 정신적인 의미로 한 걸음 더 들어 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생명역동농법을 온전하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나름의 경험을 습득해야하고, 기계로 성취하는 그 이상의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인간으로서 우리의 능력을 갈고닦아야 합니다.
저는 한국이 길고 풍부한 농업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 전통이 삶에 대한 심오한 접근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한국형 생명역동농업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가 됩니다. 한국에서 생명역동농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연구한 자료를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