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학 일반

동화의 지혜

인류가 이어받은 민담, 옛 동화 속에는 삶의 수수께끼와 고귀한 인간 정신이 숨어 있다.
  • 지음
    루돌프 마이어
  • 옮김
    심희섭
  • 원제
    Die Weisheit der deutschen Volksmarchen
  • 쪽수
    412(양장본)
  • 크기
    140 × 210 mm
  • ISBN
    97911-86202-265
  • 출간일
    2019-11-15
  • 정가
    30,000 원
  • 분야
    인문, 문학, 동화
  • 주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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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마법에 걸리고, 마법에 풀려나는 것

꽃없는 봄을 생각할 수 없듯 ‘백설 공주’, ‘빨간모자 소녀’, ‘개구리 왕자’ 없는 어린 시절을 상상하기 어렵다. 아이의 정서는 어머니에게 동화를 듣고 또 들으며 무르익는다. 인류가 이어받은 민담, 옛 동화 속에는 삶의 수수께끼, 고귀한 인간 정신이 숨어 있다.  그림 형제가 왜 하필 『개구리 왕자』를 동화 모음집 첫머리에 두었을까? 무서운 동화로 오해받는 『노간주나무』 이야기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공주가 내는 수수께끼를 풀려면 어떤 힘이 있어야 하는 걸까? 짚으로 황금을 짜내는 상상은 옛날 사람들이 제멋대로 꾸민 것일까?

옛 동화 속에는 초자연적 의식을 만나야 풀리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 책은 그림 형제 동화집으로 유명한 빌헬름 그림이 문제 삼은 ‘잃어버린 의미’, ‘초자연적인 대상’에 대한 동화의 형상을 포착한다. 오늘날, 옛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머리로 분석해 왔다면, 이 책은 가슴 깊은 곳에서 순수한 아이 영혼으로 되살아나게 한다. ‘인생의 고뇌와 운명의 손길’을 풀어가는 동화 속 인물이 심오한 인간 본성과 법칙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발견한다. 

 

땅의 마법을 깨우는 시, 동화

상상적 인식을 가진 아이는 지성이 만든 고정된 개념, 저급한 감각 세계를 넘어선다. 동화 속 인물들은 땅의 마법을 깨우기 위해 방랑을 시작한다. 마침내 고난을 넘고 기쁜 마음으로 집을 향해 돌아온다. 백설 공주, 재투성이 아셴푸텔, 엄지 소년, 가난한 방앗간 도제, 황금 아이들, 노루를 데리고 있는 누이 같은 인물들은 우리 영혼의 힘과 성장 단계의 원형들인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인류에게도 ‘생명의 물’이 되어줄 옛 동화의 지혜

독일 출신의 인지학자 루돌프 마이어가 쓴 이 책은 1935년 초판이 발행된 후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옛이야기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완역본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어린 시절에 들은 동화는 영혼의 밭에 뿌려져 삶의 희망을 싹 틔우고 이상을 낳는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우리 모두는 동화를 읽거나 들을 때 영혼이 말랑해지는 경험을 얻는다. 동화 속 인물들이 싱싱한 젊음과 성스러운 현실을 고스란히 지닌 채 우리 내면에서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옛 동화가 담고 있는 지혜는 순수한 어린 영혼에게도, 고귀한 정신을 잊고 사는 어른들에게도 긴급한 ‘생명의 물’인 것을 인식하게 된다.

 

동화의 상상 인식, 그림 형제 동화부터 다른 민족의 전래동화까지

땅 위의 밝고 어두운 힘들은 상상을 거쳐 동화의 형상이 된다. 민족이나 지리적 요건에 따라 즉 기후와 토양에 따라 성향은 다르고 자연 정령들도 사뭇 다르다. 저자는 각 민족마다 독특한 영감으로 다른 이야기 결이 드러남을 방대한 옛 동화와 문학 작품에서 흥미롭게 찾아간다.

 

목차

동화의 의미

원초적 지혜의 운명

명랑한 지혜

자연 정령

계절의 비밀

『노간주나무Machandelbaum』

형제, 자매 이야기

인간이 된다는 것

12개의 세계 형성력

인간의 조력자, 동물

마법과 구원

어둠의 힘

동화의 옷을 입은 대천사 미카엘

신비의 결혼식

처녀 소피아

삽입시 \ 땅의 마법을 푸는 시

개개 모티브에 대한 보완적 관점

1. 교육학적 관점 2. ‘말’ 3. 곰 가죽을 쓴 사람 4. 직업 5. 물의 요정 6. 겨울의 신비 7. 사과 8. 천상의 쌍둥이 9. 까마귀 10. 세 가지 영혼의 힘_ 사고, 감정, 의지 11. 엄지 소년 12. 뱀 13. 모자 14. ‘14세’의 비밀 15. 늦게 꽃피는 힘 16. 죽은 자들의 세계 17. 감추어진 초상

다른 민족의 동화 세계

러시아 동화, 스위스 그라우뷘덴 동화, 남프랑스 동화,

북유럽 동화, 아프리카 동화, 켈트족의 지혜 유산

 

추천의 글 \ 21세기를 사는 아이와 어른에게 동화란?_수잔 페로우

찾아보기

 

작가 소개 

루돌프 마이어 Rudolf Me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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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1985 독일 하노버 출생. 인지학자, 목사, 작가. 1916년에 인지학을 처음 만난 뒤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쳤다. 1921년 기독교 공동체Christiangemeinschaft 설립 초기부터 목사로 활동했으며, 1924년 루돌프 슈타이너의 생명역동농법 강의에서 칼 쾨니히Karl König를 만나, 그의 캠프힐 운동을 지원했다. 40여 권의 책과 400여 편의 글을 남겼다.

 

옮긴이 소개 

김윤근

서울대에서 독어독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 역서로는 『첫 7년 그림』, 『어떻게 이해할까? 아르누보』, 『예술 발견-창의적 삶을 위한 미술 프로젝트』, 『유럽의 축제』, 『사랑의 심리학』, 『체 게바라』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동화의 의미  

백설 공주, 재투성이 아셴푸텔, 엄지 소년, 가난한 방앗간 도제, 황금 아이들, 노루를 데리고 있는 누이 같은 인물들은 애초의 싱싱한 젊음과 성스러운 현실을 고스란히 지닌 채 우리 내면에서 되살아난다. 이들은 바로 우리 영혼의 힘과 성장 단계의 원형들이다. 이념의 알레고리나 상징의 외피가 아니라, 특정한 운명을 짊어지고 변화를 거쳐 온 실체적 인물들이다. 우리가 내면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심리적 이치가 이들에게 있는 까닭이다. 이는 실험이나 정신 분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영혼의 지혜이다. (13p)

 

원초적 지혜의 운명

동화 『거위지기 아가씨』는 영혼 안에서 태곳적 지혜가 사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저급한 지능을 구사하는 땅의 의식은 오만방자해져서 봉사할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 원래 땅의 의식은 인간 형성의 여정에 봉사하도록 주어진 몸종이었다. 그런 몸종이 도리어 순결한 공주의 왕좌를 빼앗고 영혼 안의 지혜의 힘을 살해하고 개성을 완전히 장악한다. 즉 몸종이 왕자와 맺어지고 공주는 ‘거위지기’로 전락한다. 이 동화는 영혼의 특정 상태를 오롯이 보여 준다. 거위 떼는 감각과 비슷하지 않을까? 거위 떼는 끊임없이 세상의 자극을 쫓아다니며 새롭고 낯선 ‘자극’에 정신을 파는 위태로운 감각처럼 보인다. (31p)

 

명랑한 지혜

괴테의 동화 『초록뱀과 아름다운 백합』은 재봉사 이야기와 비슷하게 ‘두 수직 선생’을 그리고 있다. 그는 이 동화에서 인간 정신과 영혼의 힘을 그림처럼 풍성하게 보여 주고 있다. 수직 선생 둘은 도깨비불로 나온다. 이들은 ‘손버릇’이 나쁜 것이 아니고 ‘혀’가 나쁘다! 주위 모든 것에서 금을 핥아 먹는다. 천지만물 어디엔들 금을 품지 않은 것이 있으랴! 그러나 두 수직 선생은 금을 지닐 수는 없다.  (41p)

 

자연 정령

일곱 살은 영혼과 정령의 비밀스러운 교류가 시작되는 나이다. 이들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인간의 영혼은 정령들에게 양육된다. 정령들은 인간 영혼이 자기 자신을 자각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때 비극도 시작된다. 그러나 정령들은 인간 영혼에 독을 주고 마비시키는 감각의 영향력을 차단하지는 못한다. 『백설 공주』는 충분히 깨어 있지 못한 탓에 사악한 계모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굴복한다. 독 사과를 먹는 것으로 낙원에서의 타락을 되풀이한다. (72p)

 

계절의 비밀

영혼은 자신의 감각과 사고의 양극 사이에서 자기 존재를 체험한다. 감각과 사고가 주도권을 바꾸며 자연과 얽혀 있는 인간 존재의 영혼을 규정한다. 자기 안으로 침잠하는 사고를 통한 명료한 삶과,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다채로운 감각적 즐거움의 삶, 동화 『흰눈이와 붉은 장미』는 인간 영혼이 겪는 이 양극을 ‘흰눈이’와 ‘붉은 장미’라고 이름 붙였다. (75p)

 

노간주나무 

그림 형제가 동화집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적절한 이야기 톤을 모색할 때 저지 독일어로 된 『마헨델봄』을 범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낭만주의 화가 필립 오토 룽게Philipp Otto Runge가 고향인 북독일 지방에서 듣고 사투리 그대로 전한 이 동화와 『어부와 아내Von dem Fischer un syner Fru』를 그림 형제는 아르님Achim von Arnim을 통해 들은 것이다. 적막한 황야에 노간주나무들이 마치 변장한 사람처럼 우뚝 서서 유구한 세월 이제나저제나 누군가 와서 자기들의 비밀을 묻지 않을까 묵묵히 기다리는 그런 곳에는 그 옛날 자연의 지혜를 잘 아는 사람들이 있었다. (89p)

 

형제, 자매 이야기 

우리는 동화의 형상에서 인간의 이중적 본성을 보았다. 이 이중적 본성은 『흰눈이와 붉은 장미』에서는 두 자매로, 『노간주나무』에서는 오누이로 등장한다. 어떤 인물이 남성으로 등장하는 지, 아니면 여성으로 등장하는지 나뉘는 데는 내적 법칙성이 엿보인다. 남성성은 인간 본질의 능동적 측면을 지시한다. 즉 정신의 창조력은 왕자로, 활동이나 지향성은 직업으로, 젊은 정신의 순진한 충동은 소년으로 그려진다. 이에 비해 여성성은 인간 본 질의 수동적, 수용적 측면을 지시한다. 알아차리거나 예감하는 깊은 감성은 어머니로, 오로지 감각에 매인 저급한 지식은 계모로, 아직 깨어나지 못했지만 지혜로 성숙해갈 순수한 의식은 처녀로, 지혜의 빛은 금발의 공주로 그려진다. (106p)

 

인간이 된다는 것 

젊은 인간 본질이 여기 땅에서 잠자고 있는 거죽, 즉 육신을 통해 움직이기 시작할 때의 상황은 『헨젤과 그레텔』의 처지와 같다. 정신은 우선 육신이 집이 되도록 육체, 특히 머리 형태를 짓고 만든다. 갓난아이의 두개골은 한동안 말랑말랑해서 형태를 잡을 수 있다. 초감각적 창조력으로서의 자아는 자신의 목적에 맞을 때까지 머리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흡사 집의 지붕 형태가 드러나는 것과 같다. 영혼이 감각들의 체험에 발 딛는 열락!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달콤함! (121p)

 

12개의 세계 형성력 

하나가 되어 일을 도모하는 것은 늘 열둘이었다. 12라는 숫자를 세계 전체의 총합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것을 세계의 섭리(법칙)로 간주했다. 요컨대 열두 사도도 전체적인 세계질서의 모상으로 볼 수 있다. 이들에게서 우리는 뭇 개인이 아니라, 12궁에서 나와 우리가 사는 땅의 삶에 작용하는 우주적 힘의 운반자를 보게 된다. 인간 존재 일체는 우주로부터 탄생했고, 모든 시대 예지자들은 이 우주 질서를 12라는 수로 경험했다. 인간 존재 자체가 이 우주(별)의 힘을 본뜬 것이다. (141p)

 

인간의 조력자, 동물 

동화 『세 가지 언어』는 외동아들을 둔 스위스 백작 이야기이다. 그 아들은 ‘우둔해서’ 가르칠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소년에게는 써본 적이 없는 정서와 의지의 힘들이 잠들어 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언가를 아들의 ‘머리에 집어넣어 주려는’ 아버지에게 이 힘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순수함이 있는 페르스발식 ‘우직함’이다. 아버지는 교육을 위해 아들을 3년 동안 이름 높은 세 선생에게 순차적으로 보낸다. 그러나 이 도제 기간에 거둔 성과라고는, 아버지 눈엔 바보짓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일들에 통달한 것뿐이다. 아들은 개와 새와 개구리의 세 가지 언어를 배워 온 것이다. (169p)

 

마법과 구원 

그림 형제가 하필 『개구리 왕자』를 동화 모음집 첫머리에 둔 것을 보면, 동화 정서의 정수에 제대로 촉수를 내렸음을 알 수 있다. 이로써 동화 체험으로 이끄는 효과적인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영혼 안에서 먼저 기억하는 형상들, 또는 기억하는 감정만 깊은 샘에서 떠오르듯 올라온다. 후고 폰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asthal은 이러한 정서에 대해 “깊은 샘은 잘 알고 있다. 옛날에는 모두가 깊고 고요했음을, 모두 그것을 알고 있었음을...”이라고 묘사한다. (178p)

 

어둠의 힘 

‘빨간 모자’는 인간 발달의 전환점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자아를 인식하게 된 영혼은 감각 세계의 자극들에 빠진다. 영혼은 밖으로 시선을 열고, 그 과정에서 태고의 정신 의식을 잃는다. 원초적 지혜가 영혼의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 영혼은 ‘에다’, 즉 원초적 지혜를 더는 찾을 수 없다. 영혼 대신 늑대가 잠재된 형성력들을 장악한 것이다. 어린 자아까지 집어삼키려 하는 어둠이 인간 본성의 하계에서 튀어나온다. 이 하계에는 신들에 대한 성스러운 기억 대신 맹렬한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우리 자신의 심연에서 짐승이 우리를 응시하게 된다. (215p)

 

동화의 옷을 입은 대천사 미카엘 

우리 문명의 기초는 매일같이 소년이 죽고 처녀가 제물이 되는 것 아닐까? 아이마다 주어지는 천상의 마법, 즉 땅의 삶에 들어와서 청소년에게 날개를 달아 정신을 날아오르게 하는 그 마법은 사그라진다. 욕망의 본성이 처녀인 영혼의 빛의 힘을 스러지게 한다. 땅의 것이 된 지성은 정신의 신적 예지 능력들을 경직되게 만든다. 일상이 이상의 신성을 앗아 간다. 땅의 자아가 성스러운 하늘과의 관계를 파기하면 용이 소년소녀를 잡아먹는다. (219p)

 

신비의 결혼식 

『별별털복숭이』와 『재투성이 아셴푸텔』은 부엌데기 일에 따라오는 영광을 더 확실하게 보여 준다. 여기에서 그리는 정화의 단계들은 인간 본질을 유한에서 끌어내 영원함과 맺어 주는 역할을 한다. ‘별별털복숭이(Allerleirauh_갖은 험한 일)’라는 이름부터 인간 영혼이 땅에서 감내해야 하는 사태, 즉 자신의 참 본질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사태를 암시한다. (237p)

 

처녀 소피아 

앞에서 살펴본 동화들이 정신을 받아들일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 영혼의 시험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었다면, 이 번 동화들에서는 영혼의 순수한 원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자아, 즉 자기 인식에 목말라 하며 싸우는 인간 정신에 더 무게를 둔다. 영혼이 신비한 몰입의 길을 걷는 감정적 출발점을 보여 주는 동 화가 있는가 하면, 사고하는 인간으로 하여금 세계를 탐구하고 자기 내면을 규명하도록 몰아가는, 인식의 수수께끼를 보여 주는 동화도 있다. 『충성스러운 요하네스』에서는 이 같은 정화의 길을 장엄한 아름다움의 형상들로 보여 준다. 이 동화는 무한한 비밀 의 열쇠를 지키는 문지기 인물과 바로 맞닥뜨리게 한다. (252p)

 

개개 모티브에 대한 보완적 관점 

동화가 품고 있는 체험은 기본적으로 소박한 ‘이해’ 저 너머에 있 다. 꼭 ‘이해’되지 않더라도 개개인과 관계 맺으며 더불어 살아가 듯, 동화에 담긴 체험도 등장 인물들과 그냥 어우러져 살라고 촉 구한다. 동화의 ‘수수께끼’가 ‘이해’로 풀릴 수 있다는 인상을 주 지 말라는 얘기다. 이런저런 모티브를 설명할 때, 표상을 부러 똑 부러지게 규정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간혹 접근 방향만 시 사하고, 읽는 이가 창조적 상상력에 기대어 동화 속 인물과 친밀 하게 교감하며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선에서 그치기도 했다. 특별히 이에 부합하는 모티브와 형상들을 좀 더 이야기해 볼 터인데, 기본적으로 그림 동화집의 모티브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 이다. (273p)

 

다른 민족의 동화 세계 

공주가 처한 곤경을 들은 소년은 살아 있는 정신의 힘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정신의 힘들은 일면적 이성의 족쇄를 풀고 영혼에 날개를 달아 삶의 수수께끼를 형상으로 체험하도록 이끈다. 민족 정서 곳곳에 면면이 이어져 온 태고의 지혜가 도중에 말을 걸어온 노파를 통해 그에게 다가온다. 노파는 그를 정신이 선택한 자, 상상력의 은총을 받은 자임을 알아본다. 그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존재가 되어 자신의 재능을 다른 목적에 사용되게 놓아두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 소명에 봉직한다. 그에게 영감을 주는 새에게서 영혼들로 전이되는 작용들이 곧 시작된다.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까? (352p)

 

추천의 글

아이들의 의식은 이성적, 합리적이기보다 그림이나 형상의 성격이 강하다. 이 단계는 인류사에서 인간이 형상 의식으로 살아가던 시대와 동일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루돌프 슈타이너에 따르면 지리적으로 완전히 동떨어진 여러 나라에서 동일한 주제와 비슷한 내용의 동화를 만나게 되는 이유는, 그 이야기들이 동일한 시대, 즉 인류가 본능적 형안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정신세계를 직접 관조하고 형상으로 그 내용을 말할 수 있었던 시대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사고가 깨어난 뒤에 인류가 사고를 자기 영혼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로 체험하는 것처럼 그 시절에는 형상을 체험했다.

동화에 담긴 진실은 상상력과 감정을 길잡이 삼아 아이들에게 가닿는다. 반면 대부분의 성인은 그 진실을 알아보는 길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바싹 마른’ 이성적 사고로 치우친 저울의 반대편에 상상력과 감정이 대등하게 놓일 때까지 여러 방면으로 애를 써야 한다. 동화는 인간 영혼이 걸어가는 나그네 길을 다채로운 그림으로 담아낸 태피스트리다. 동화는 원형과 정신적 실재에 대한 이야기이며, ‘현실적’ 진리와는 다른 형태의 진리를 전해 준다. 동화의 모든 요소는, 인류에게 익숙한 방식의 형상이라 해도 실재가 아닌 상징이다. 성인들(아이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이 동화의 세계를 오해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일 수 있다. 동화의 형상이 결코 외부 세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느낌이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에 상징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이 동화의 상징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중요한 단서는 시인 노발리스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야기 속 모든 인물은 다름 아닌 한 명의 통합적 인물, 즉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이루는 여러 부분 혹은 여러 측면을 펼쳐 놓은 것이다.”36 이 말은 상징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동화가 정말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알려 준다. “그것은 우리 자신이다. 그것은 우리 자아에 관한 이야기이며,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본질적 존재의 형상이다.”

동화 속 ‘잔인함’이 아이들 마음에 공포를 불러일으킬까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루돌프 마이어Rudof Meyer에 따르면 이는 어른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과 태도에 좌우된다. 그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끔찍함을 즐기지 않고, 관용과 은총과도 배치되지 않는 세계 운행 고유의 위대한 진지함의 편에서 묘사하기만 한다면, 아이는 이러한 지배 정의도 의미 있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선한 요정과 기타 삶을 도와주는 존재들 형상이 됐든, 주인공이 고난과 혼란을 거쳐 끝내 자기 목표를 이루거나,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갈망이 이루어지는 길을 통해서든, 모든 신의와 희생 정신은 보상받고 궁극적으로 정화에 도달한다. 현실의 엄연한 한 면, 즉 어둡고 수상쩍은 측면을 가린 채 키운 아이들은 환상적 성향의 인간으로 자란다. 온전한 삶의 현실을 감당할 건강한 능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삶의 모순이야말로 아이들이 가공해야 할 재료다.”라고 말한다. 동화를 비판하기 전에 ‘이성적’인 성인은 ‘지혜의 친구는 신화의 친구’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충고에 귀 기울이고, 여러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건조해진 상상력을 촉촉하게 되살려야 할 것이다.... 추천사 중에서

—수잔 페로우Susan Perrow_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저자

 

‘동화가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이것은 나에게 ‘아이들이 없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와 같은 질문이다. 대답은 같다. 우리를 삶의 경이와 기쁨, 아름다움으로 인도하는 마법이 사라지게 된다.
삶은 여러 겹의 베일로 둘러싸여 있다. 우리는 대체로 가장 바깥 쪽 베일의 현란한 빛깔에 매료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베일의 끝자락을 발견하고 살그머니 들추어 보는 날이 찾아온다. 거기서 삶의 이면에 놓인 또 다른 베일의 순수한 빛이 새어 나온다. 삶의 아름다움, 아픔과 기쁨을 빚어내는, 아니 삶 자체를 빚어내는 깊은 비밀의 지혜가 그 안에 겹겹이 들어 있다.
그것을 볼 수 있다면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 신비한 동화의 세계로 바뀐다. 동화는 유년의 아이들에게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은 또는 길을 찾는 모든 어른에게 동화는 깊은 지혜를 전해 준다. 아이는 동화가 품고 있는 지혜를 직관으로 느낀다. 그러나 어른이 그 세계로 들어가려면 자신의 사고를 통해야 한다.
이 책은 어렵다. 어렵기 때문에 더욱 이끌린다.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읽어나갈 때마다 나를 둘러싼 세상과 삶의 비밀이 한 꺼풀씩 벗겨져나간다. <동화의 지혜>를 만날 때마다 다시 동화를 찾아 읽으며 아이가 살고 있는 동화의 세계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진실로 이 말을 이해하게 된다. “너희 안의 아이를 다시 깨울 때만 정신의 왕국으로 들어가리라.”
—김혜정, 어린이문학평론가,전 동림자유학교 담임교사

 

동화 『세 가지 언어』에는 깊은 지하 감옥에 갇혀 울부짖는 사나운 개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누구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는 개들의 울부짖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사나운 개들은 자신들의 거칠대로 거칠어진 영혼의 중심을 잡아주는 누군가를 만나고, 위로받고, 그로부터 자양분을 얻자 온순해지면서 자신들이 깊숙이 지키고 있던 보물들을 드러내 보여준다. 순간 울부짖는 개들의 이미지가 나와 연결되었고, 개들을 이해한 사람이 나타났을 때는 내 마음의 위로자를 만난 기분이었다. 2001년 처음 시작된 동화모임은 이 책에 녹아 있는 동화의 지혜들을 발견해내기 시작했고, 이야기와 함께 한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다. 18년만에 정식 출판되는 이 책은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삶의 지혜를 드러내 줄 것이라 믿는다.
—실라 왓코트Cilla Whatcott 다큐멘터리 영화 「진짜 면역Real Immunity」 제작자, 『선택은 존재한다There is a choice』 저자

 

코완 박사는 예방 접종의 관행과 근거에 큰 결함이 있으며, 놀랍게도 이것이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두려움에 기반한 것이라는 것을 명확하고 상식적인 용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은화,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담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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