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승명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발도르프학교 정신을 출판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 푸른씨앗이 올해 20살이 되었습니다.
스무 해를 맞이한 푸른씨앗은 그동안 펴낸 책을 통해 우리의 인식을 깨워 주는 만남의 장, 책담화를 열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발도르프 교육 입문서로 알려진 루돌프 슈타이너의 생애 마지막 교육 강의인 『7~14세를 위한 교육 예술』 을 지난 5~6월 3회에 걸쳐 펼쳤습니다. 이 루돌프 슈타이너의 강의록은 과천에서 한국의 첫 발도르프학교를 준비하던 공부 모임을 통해 <어린이 왕국>이라는 영어본 제목으로 먼저 알려졌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나 독일어 완역과 교정, 편집을 거쳐 누구나 쉽게 읽어 볼 수 있는 책으로 정식 출간이 되었습니다.
책을 낸 후 푸른씨앗은 이 책을 통해 발도르프 교육을 알리는 대중 강연을 소망했습니다. 과천자유학교부터 함께 하시고 발도르프학교 담임교사로 세 번째 아이들을 만나는 이은화 선생님께 강연을 부탁드렸고 1년을 기다려 책담화가 열렸습니다. 일정을 맞추고, 내용을 구성하고, 온라인과 현장을 병행하는 방식까지, 도전과 설레임을 안고 준비한 책담화는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진 푸른씨앗
첫 번째 강의는 7~14세의 특징, 두 번째 강의는 1~5학년, 세 번째 강의는 6~8학년 아이 발달과 교과로 진행되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이지만 인간이 정신 존재인 것은 변함없습니다.” 라는 이야기로 시작한 첫 강의에서는 발도르프 교육의 바탕이 되는 인지학을 소개하고, 신체, 영혼, 정신으로 구성된 인간 본질을 같이 살펴보았습니다. 7년 단위로 인생 주기표를 그려 보며 (0세~7세, 7세~14세, 14세~21세) 아이들의 발달도 살펴보았습니다. 인생의 첫번째 7년 주기에 발달하는 신체와 영혼 특징, 두 번째 7년 주기에 탄생하는 에테르체와 영혼 특징, 세 번째 7년 주기에 아스트랄체 탄생과 영혼 특징을 살펴보며 아이들이 각 시기마다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바탕이 되는 교육과 환경을 알아보았습니다.
사진 김선산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두 번째 강의부터는 아이들의 영혼 발달에 맞추어 편성된 교육 과정을 학년별로 소개하고, 교사의 수업 준비, 아래 학년에서 배운 것이 윗 학년에서 어떻게 발전하는지, 실제로 수업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모습이 선생님의 지난 수업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질문과 대답 시간에는 교사로서 부모로서 끊임없이 자기 노력를 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을 깊이 공감하며, 교사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조언도 나누어 주셨습니다. 교육에 중요한 '온기'를 어떻게 흘러넘치도록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고 답 주신 이야기 입니다. “내 앞에 있는 아이는 단지 아직 이 세상 삶이 서툴 뿐 덜 배웠을 뿐 더 뛰어난 아이일 수도 있고 우수한 아이일 수도 있고 아니면 나에게 과제를 주러 온 아이일 수도 있고, 정신적인 존재라는 것을 마음에 품고 있을 때 아이들에게 온기가 전해집니다.”
사진 정승명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사진 정승명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이번 책담화에서는 강의와 함께 수업 현장에서 하는 다양한 예술 활동도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배움을 준비하게 해 주는 활동은 강의 전 열기로 진행했습니다. 이 시간은 발도르프학교에 오셔서 10년째 담임교사를 하고 계신 동료 정지형 생님이 맡아 주셨습니다.
“촉각, 생명감각, 균형감각, 운동감각이 잘 깨어나 있지 않으면 배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1~2학년때 굴러다닌다거나 계속 웃고 떠드는 몸짓들이 있어요. 그런 무의미한 몸짓을 의미 있는 몸짓으로 가져와 아름답게 연습합니다. 이 활동들은 자아를 튼튼하게 지켜줍니다” 짝을 지어서 손뼉치기, 콩주머니 활동, 봉 활동, 돌림노래부르기 등을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주요 수업과 연결한 활동을 현장에 온 참가자들과 해 보았습니다. 따라하기가 힘들어 쑥스러워하는 참가자들에게 "어른들에게도 좋은 연습입니다."하며 매주 숙제를 챙겨주시고 즐겁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사진 푸른씨앗
6~8학년 아이 발달과 특징을 강의한 마지막 날 선생님이 그리신 칠판화입니다. "그동안 품고 있던 아이를 혼자서 갈 수 있게, 독립적인 존재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품에서 떠나지만 완전히 떠나보내는게 아닌 굉장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1924년 영국 토키 지방의 발도르프학교에서 열린 강의가 100년이 지난 한국의 발도르프학교에서 이렇게 꽃을 피웠습니다. 쉽지 않은 여정 속에서 경험 속에 품어 온 많은 것을 고르고 골라서 정성껏 풀어 주신 이은화 선생님과 정지형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은화 선생님이 낭독해 주신 시 한 편을 나누며 지난 책담화 돌아보기를 마칩니다.
내가 빛을 생각할 때만
내 영혼은 빛나기 시작한다.
내 영혼이 빛날 때만
지구는 별이 된다.
지구가 별이 될 때만
나는 진실로 인간이 된다.
사진 김선산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사진 및 홍보 영상, 강의 온라인 연결을 도와주신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주혜진님, 사진영상팀에 감사드립니다.